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케냐에서 탄자니아의 국경을 육로로 넘다



여행기록(케냐에서 탄자니아로)
케냐의 길은 붉은 흙으로 덮여 있었다.
차는 덜컹이며 사바나를 가로질렀고, 창밖에는 산양 떼가 느릿하게 길을 건너고 있었다.
아이들은 먼지 낀 교복 차림으로 걸음을 재촉하다가도, 지나가는 외국인이 탄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.
그 작은 손짓이 이 긴 여정에서 가장 따뜻한 환영처럼 느껴졌다.
국경이 가까워지자 풍경은 조금씩 달라졌다.
길가에는 환전을 알리는 종이 팻말과, 손바닥만 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.
‘국경’이라는 단어가 주는 긴장감이 공기 속에 스며들자 나의 목소리도, 발걸음도 묘하게 분주해졌다.
나는 가방안에 잘 보관한 여권과 비자와 황열 접종 증명서를 다시 한번 손으로 확인하며 곧 닥쳐올 절차를 기다렸다.
나망가의 국경 초소 앞에서 차가 멈추자 두 세계의 경계에 내가 서 있음을 문득 실감했다.
발 아래는 여전히 케냐의 땅이었지만, 시선 너머는 이미 탄자니아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던 것이다.
‘한쪽 발은 케냐에, 다른 한쪽 발은 탄자니아에.’ 단순한 문장이지만, 그 순간의 내 마음을 담으라면 이렇게 담을 수 있겠다.
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잉크 냄새와 오래된 책상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스쳤다.
유리창 안쪽에 앉은 국경 심사관의 출국 도장을 찍는 소리가 둔탁하게 내 귀를 스치고 지나가자
이어서 탄자니아 쪽 심사관의 눈빛과 다시 마주했다.
그 눈빛에 따라 다시 여권과 황열병 접종 증명서를 내밀며 잠시 긴장했지만, 이내 입국 허가 도장이 쿵 찍혔다.
케냐에서 탄자니아로 넘는 국경은 불과 두어 걸음이면 충분했지만, 그 사이에는 두 나라의 역사와 문화,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그 순간 나는 느꼈다.
다시 차에 올른 나는 케냐를 뒤로 하고 탄자니아 아루샤를 향해 달려갔다.
국경은 이제 뒤에 남았지만, 그 순간의 경계감,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인 공기는 오래도록 내 안에 남아 있을 것 같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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